지난 6월 4일, 우리나라에 첫 비브리오 패혈증 확진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한때 '식인 박테리아'라는 별명으로 악명을 떨치기도 했던 이 병은, 어패류 섭취 혹은 피부 상처에 바닷물을 접촉했을 때 감염됩니다. 여름이 다가오는 이 시기에 가장 조심해야 할 질병이기도 하죠. 간 질환자, 알코올 중독자, 당뇨병 등의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발생하며 치사율이 50%나 되는 무척 위험한 병입니다.
비브리오 패혈증
비브리오 패혈증은 비브리오균에 오염된 어패류를 생식하거나 피부의 상처를 통해 비브리오균에 감염되었을 때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비브리오균은 평균 1~2일의 잠복기를 거친 후 패혈증을 유발합니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간경화와 같은 간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 혈색소침착증 환자에서 주로 발생하며 발열, 복통과 함께 균혈증이 생기고 주로 양하지에 큰 물집이 잡혔다가 점차 괴사조직으로 변해가는 경과를 보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간질환 환자에서 비브리오 패혈증이 매년 20~40명 정도 발생하며 치사율이 40~50% 이상으로 매우 위험한 질병입니다.
원인
비브리오 패혈증을 일으키는 비브리오균은 바다에 살고 있는 세균으로 소금(NaCl)의 농도가 1~3%인 배지에서 잘 번식합니다. 비브리오균은 바닷물의 온도가20-37°C 에서 급속도로 증식합니다. 따라서 첫 환자는 5~6월에 발생하고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는 8~9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합니다. 주로 9월에 가장 발생률이 높습니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오염된 해산물을 익히지 않고 섭취하거나 몸에 상처가 났을때 오염된 바닷물이 닿게 되면 감염이 됩니다. 비브리오 패혈증 균은 하구나 연안의 갯벌, 바다 등의 어패류에서 서식합니다. 갯벌이 많은 서해안과 남해안 등지의 어패류에서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많이 발생합니다.
특히 만성 간질환 환자, 알코올 중독자, 당뇨병, 만성 신부전증 등 만성 질환자들에게서 흔히 나타납니다. 해당 환자군은 6~9월 사이에 어패류 생식을 금하고, 해안 지역에서의 낚시, 갯벌에서의 어패류 손질 등을 피해야 합니다.
증상
건강한 사람에게는 구토,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만성 기저 질환으로 질환 감수성이 높은 사람에서는 혈류 감염이 일어나 쇠약감, 발열, 오한, 저혈압, 피부 괴사, 반상출혈 등 패혈성 쇼크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감염 후 36시간 내에 피부에 출혈성 수포가 형성됩니다. 혈소판 감소 및 범발성 혈관 내 응고 병증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상처로 인한 피부 감염이라면, 피부의 궤양, 괴사 등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손상 부위에 부종, 홍반이 발생하고, 이것이 급격히 진행되어 대부분 수포성 괴사가 생깁니다.
진단
문진을 통해 일주일 이내의 어패류 생식 유무, 해수와의 접촉 여부, 어패류 손질 중 손상 여부 등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임상 증상과 함께 원인균인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확인되면 비브리오 패혈증으로 확진합니다.
간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여름철에 익히지 않은 해산물을 먹고 발열, 하지의 수포, 괴사로 방문하면 비브리오 패혈증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환자의 혈액 혹은 연조직 병변, 수포, 괴사 조직 검체에서 비브리오균을 배양하면 확정 진단할 수 있습니다.
치료
비브리오 패혈증은 치료가 늦어질수록 사망률이 높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할 때 조기진단과 신속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만성 간질환, 당뇨병 등 기저질환을 앓고있는 경우 치명률이 높지만 기저 질환이 없는 청장년층 인 경우에는 항생제를 투여하여 회복할 수 있고, 피부병변에 대해서는 상황에 따라 배농·절개 등 외과적 처치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3세대 세팔로스포린(cephalosporin), 독시사이클린(doxycycline) 등의 항생제를 단독 혹은 병합 투여합니다. 비브리오 패혈증 환자에서 흔히 조직 괴사가 동반되는데 괴사 된 조직은 항생제를 투여하여도 호전되지 않으므로 괴사조직 절제술을 시행해야 합니다.
경과
비브리오 패혈증은 감염 이후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고 치사율이 30%~ 50% 정도로 높습니다. 특히 쇼크에 빠지는 경우 회복이 매우 힘들며 상당수의 환자들이 발병 후 48시간 이내에 사망합니다. 따라서 조기 진단 및 신속한 치료가 매우 중요합니다.
비브리오패혈증은 사람간 전파는 되지 않기 때문에 격리나 소독·검역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예방방법
비브리오 패혈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패류를 -5℃ 이하로 저온 보관하고, 60℃ 이상의 열로 가열하여 충분히 익힌 뒤 섭취해야 합니다. 익히지 않은 해산물에 의해 조리된 음식이 오염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해산물을 익힌 다음 바로 먹고, 남기는 경우 반드시 냉장 보관을 해야 합니다. 해산물을 다룰 때는 반드시 장갑을 착용해야 합니다. 손이나 발에 상처가 있다면 상처 부위에 바닷물이 닿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간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여름에 날 해산물을 먹지 않아야 합니다. 비브리오 패혈증 환자 발생 시에 격리, 환경 소독, 검역 등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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