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걸쳐 어느 부위에서든지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장질환입니다. 궤양성 대장염과 달리 염증이 장의 모든 층을 침범하며 병적인 변화가 분포하는 양상이 연속적이지 않고 드문드문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로 대장과 소장이 연결되는 부위인 회맹부에 발병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며 그다음으로 대장, 회장 말단부, 소장 등에서 흔히 발생합니다. 병적인 변화가 회장과 맹장에 같이 나타나는 경우가 40~60%로 가장 흔하고 소장에만 염증이 생기는 경우가 30% 대장에만 발병하는 경우가 10~25%를 차지합니다.
원인
크론병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환경적 요인, 유전적 요인과 함께 마이코박테리아 감염, 홍역 바이러스 감염, 소화관 내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세균에 대한 과도한 면역 반응이 원인으로 여겨집니다. 젊은 사람들에게 흔히 발생하며, 15세~35세 사이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가족 내에 크론병 환자가 여러 명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이 질환은 유전적 영향이나 환경적 영향을 받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또한 크론병과 흡연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흡연은 크론병의 발생을 촉진하며 흡연자의 경우 수술을 받은 후에도 재발률이 높고 증상이 더욱 악화될 수 있습니다.
증상
크론병의 증상은 환자에 따라서 매우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가장 특징적인 것으로 복통과 설사 등의 증상을 들 수 있으며 이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증상기와 아무런 증상이 보이지 않는 무증상기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복통은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산통과 유사하며 주로 하복부에 나타납니다. 설사는 약 85%의 비율로 나타납니다. 설사 증상은 일반 설사와 같으며 설사에 고름이나 혈액, 점액이 섞이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전체 환자의 1/3에서 체중 감소가 나타납니다.
더불어 혈변, 발열, 메스꺼움, 항문 통증, 식은땀, 식욕감퇴, 근육량 감소, 전신으로 느껴지는 허약감이나 강도 높은 피로감 등이 동반되며 이는 일반적인 장 질환에서도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기 때문에 크론병 증상 및 원인과의 구별이 쉽지는 않습니다. 이러한 증상들이 제때 처치되지 않고 방치된다면 천공이나 장 폐쇄 등과 같은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고 항문에서 출혈이 심하게 관찰되기도 합니다.
크론병 환자의 90% 이상은 항문 질환이 있습니다. 항문 질환인 치열, 치루, 농양과 같은 치질 질환으로도 발전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빠른 시간 안에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만성적인 장의 염증으로 인해 누공이 생길 수 있고 상처와 장폐색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누공과 농양이 장의 벽을 관통하는 큰 구멍을 만들기도 합니다. 이외에 장의 기능 이상과 관련 없이 관절통, 관절염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피부, 눈, 간, 신장에 이상이 생기기도 합니다. 골밀도가 감소하여 골다공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진단
크론병은 한 가지 방법으로 진단할 수는 없고 여러 검사를 병행해야 한다. 병력을 듣고 진찰을 한 후 몇 가지 혈액 검사와 더불어 소장 X-ray 검사, 대장 X-ray 검사, 바륨 조영술 검사, S상 결장 검사, 대장 내시경 검사를 통해 장 내부를 관찰하여 진단할 수 있습니다. 내시경 검사에서 장을 따라 길게 나타나는 종주 궤양과 자갈밭처럼 보이는 조약돌 점막 모양이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 모양이 일정하지 않은 아프타 궤양 등이 보일 수 있으며 이러한 병변들이 비연속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적입니다. 내시경을 통해 관찰되는 장 내부의 변화와 함께 조직검사로 얻은 정보를 종합하여 크론병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크론병은 흔히 소장을 침범하므로 소장의 영상검사가 필요합니다. 초음파 검사나 CT 촬영은 크론병을 다른 질환과 구별하는 데 도움을 주며 농양을 진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대변 검사를 통해 장 내 염증이나 출혈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치료
크론병의 치료 목표는 증상을 완화하고 염증 및 손상된 조직의 파괴를 늦추는 것입니다. 궤양성 대장염의 치료 목표와 같습니다. 우선 약물 치료를 원칙으로 하고 합병증이 발생하면 수술적 처치를 통해 치료합니다.
약물은 주로 항염증제, 메살라민, 부신피질호르몬제 등이 흔히 사용됩니다.
치료 도중 수술을 받게 되는 환자는 전체의 약 50% 정도입니다. 3개월 정도 약물치료를 해도 효과가 없거나 독성 거대 결장, 장협착, 누공, 심한 출혈 등의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에 수술로 치료해야 합니다. 수술을 하더라도 나머지 장에 크론병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수술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시행합니다
경과
대부분의 경우 증상의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며 때로는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약 절반의 환자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각종 수술을 시행하게 되는데 출혈, 농양, 장폐쇄, 협착, 천공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내과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 수술을 하게 됩니다. 치르는 크론병에서 매우 흔하게 발생하는 합병증이며 일반적인 치루와 달리 한 번의 수술로는 잘 치유되지 않으므로 여러 차례 수술을 시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의사항
당뇨병, 고지혈증과 같이 식사와 확실하게 연관된 질환과는 달리 크론병에는 정해진 식사의 지침이 없습니다. 비록 음식이 크론병의 원인은 아니라고 알려져 있지만 활동성 염증반응이 있는 경우 지방이 많은 육식 및 유제품, 자극이 강한 향신료, 알코올, 커피, 탄산음료, 섬유질이 많은 채소류 등의 섭취를 피해야 합니다.
크론병의 원인을 확실히 알지 못하여 적절한 예방법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위험 인자인 흡연, 경구용 피임약, 과도한 스트레스 등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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