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성 장애란
양극성 장애는 조증 삽화와 우울증 삽화를 보이는 질환으로 기분 장애의 일종입니다. 흔히 조울증이라고 많이 부르나 정식 명칭은 양극성 정동장애 보통 양극성 장애라고 줄여서 부릅니다. 대표적인 감정적 장애 질환 중 하나로 질병 특성상 기분이 비정상적으로 고양되는 것과 관련된 증상을 일으키는 조증(Manic Episode)과 우울증(Depressive Episode)이 독립적으로 또는 혼합되어 나타납니다. 삽화는 증상이 계속 지속되지 않고 일정 기간 나타나고 호전되기를 반복하는 패턴을 보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양극성 기분장애의 경우 조증 상태에는 지나친 행복감이나 낙천적 사고 그리고 과도하게 상승된 자기 존중감으로 인한 과잉활동 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만 우울 단계로 들어가면 일반적인 우울증 환자와 임상적으로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의 비슷한 상태로 빠져듭니다.
원인
양극성 장애(조울증)의 원인은 현재까지 연구된 바로는 생물학적 원인, 유전적 원인, 심리사회적 원인의 세 가지가 있습니다. 이들 원인이 서로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양극성 장애가 생기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양극성 장애의 원인은 환자 개개인의 환경 양상 적응 정도에 따라 다릅니다. 중추신경계에서의 생화학 물질 변화가 원인이 될 수 있고, 호르몬 조절 기능의 변화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유전적 요인은 우울증에 비해서 양극성 장애를 유발하는 데 조금 더 관여합니다. 일반인에게 조울증이 나타날 가능성은 대개 1% 이내입니다. 정신분석적 관점에서는 우울증이 있을 때 이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심리에서 양극성 장애가 생긴다고 합니다. 즉, 우울증을 부정하려는 반동에서 오히려 조증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아직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현재로써는 유전적으로 전달되는 결함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환경적 요인 등이 작용하여 발현을 가름 짓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란성쌍둥이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약 80%의 확률로 조울증을 공유합니다. 유전자를 공유하지 않는 이란성쌍둥이에서는 16%가량의 공유율을 보입니다. 하지만 일란성쌍둥이 가운데에서도 20%는 서로 다른 기질을 보이는 것으로 봐서 환경의 영향도 받습니다. 조울증의 유전인자가 없더라도 환자에게서 변이가 일어나 조울증이 발현될 수 있습니다.
유전자 연구의 발전으로 11번, 13번 상염색체 등의 몇몇 유전자가 양극성장애와 연관되어 있을 수 있다는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한편, 양극성 장애는 X유전체의 유전자와 연관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아버지에게 양극성 장애가 있을 경우 아들에게서는 일치성이 발견되지 않으나 딸에게서는 높은 확률로 양극성 장애가 발현되며, 어머니에게 양극성 장애가 있을 경우에는 자녀 전부에게서 발현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유년시절의 학대 경험이나 오랜 기간 동안 스트레스에 노출된 적이 있으면 발병할 확률이 확실하게 높아집니다.
특히 ADHD와 지대한 연관관계가 있는데 양극성 장애의 증상에 연관이 있다고 여겨지는 뇌의 특정 부분들이 ADHD에서 문제를 야기하는 부분과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특히 조증 시기에만 민감성과 수용성이 증가하는 특질적인 도파민 수용체는 양극성 장애와 ADHD에는 공통분모가 있음을 시사합니다.
증상
양극성 장애는 우울장애(우울증)와는 임상적으로 뚜렷하게 구별이 가능한 병이지만 우울증 상태에 접어들면 일반적인 우울장애와 유사한 양상을 보입니다. 양극성 장애를 앓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극단적인 에너지의 충만, 기분의 고조와 더불어 깊은 고통 및 절망의 양극단을 경험하였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심한 진폭의 기분 변화와, 정상적인 생활을 불가능하게 하는 병의 심각한 증상들은 일상적인 기분의 변화와 구별할 수 있는 양극성 장애의 특징입니다.
진단
자가진단 - 한국형 기분장애 질문지
아래의 한국형 기분장애 질문지는 치료자가 당신의 기분을 판단하는 데에 도움이 되도록 만든 것입니다. 하지만 질문지의 결과가 정확하게 조울증이라고 진단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확한 진단은 병원에 방문해 의사에게 받을 수 있습니다.
오진
양극성 장애는 정신질환 중 가장 오진이 많은 질환 중 하나입니다. 오죽하면 병원 가서 바로 양극성 장애로 진단받는 환자는 없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물론 정신과 진단이란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이긴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 진단기준을 너무 엄격하게 적용해서 제대로 진단받지 못하는 환자가 많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에서 양극성장애 유병률은 미국의 1/10배라는 이상수 치로 나타납니다.
양극성 장애 자체가 삽 화간의 주기성이 존재하다 보니 당연히 처음 내원할 때 의사가 마법처럼 "당신은 양극성 장애 I형입니다." 하고 진단하긴 어렵습니다. 경조증을 띄고 있으면 주변에서 조금 허풍쟁이 기질이나 카리스마와 추진력이 있는 사람 정도의 미묘한 평가를 받고 넘어가는 경우가 잦다 보니 병식이 없어서 내원을 잘하지 않기도 하고. 그래서 보통은 우울증 증상을 띄고 있을 때 내원을 하게 되는데 이 때문에 우울증으로 오진되는 경우가 잦습니다.
또한 조증이 나타나도 진단이 꽤 까다롭습니다. 무엇보다 조증이 오래 진행되어 불안성, 정신병성, 혼재성 상태 등 말하자면 기분의 고양이 딱히 보이지 않는 '비정형'으로 나타나는 경우에는 조증보다는 다른 정신질환으로 오인되기 십상입니다.
1. 우울장애로 오진
우울장애와 오진되는 일이 많습니다. 환자들도 우울증은 바로 자각할 수 있어도 조증은 스스로 의심도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런 오진을 바탕으로 SSRI, SNRI 등의 항우울제를 복용할 경우 반응이 우울장애와는 다릅니다. 아예 반응이 없는 사람도 있고, 오히려 조증 삽화가 촉발돼 버려 안 먹는 만도 못한 경우 또한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울장애는 SSRI 복용 후 2주는 지나야 기분증상의 호전이 관찰되는 게 일반적인데, 만약 일주일 이내에 우울증상이 다 없어지는 경우 양극성 장애를 의심해야 합니다. 혹은 항우울제를 종류별로 바꿔가며 오래 먹어봐도 효과가 없던 사람이 조울증 치료제인 기분 안정제를 먹었을 때 증세가 좋아지는 경우에는 조울증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2. ADHD로 오진
나이가 어린 환자의 경우 혹은 성인 환자 중 이전 아동기에 ADHD의 진단을 받은 적이 있는 경우에도 양극성 장애가 ADHD로 오진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양극성 장애나 우울장애 같은 기분장애 자체가 어린이들에게는 잘 진단을 내리는 게 쉽지 않고 주의가 잘 분산되고 에너지가 매우 넘치는 과잉 행동과 충동적이라는 점에서 ADHD와 증상이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양극성 장애 가족력이 있는 사람이 ADHD로 진단받았다면 양극성 장애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ADHD 치료를 위한 약물을 처방했는데 효과가 미미하거나 조증 삽화가 일어난다면 혹은 분명 충분히 낮은 용량임에도 마치 과량 복용을 한 것처럼 불안과 초조 같은 증상을 호소하거나 너무 과하게 각성되는 양상을 보이며 자살사고를 내비친다면 양극성 장애를 그중에서도 특히 불쾌 성 경조증(dysphoric mania)을 동반한 혼재성 양극성 장애 II 형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또한 충동적이고 과잉행동을 보이는 조증 삽화에서 자살사고, 파괴 충동, 과다하게 양극적이고 편향적인 사고 부정적인 반추 사고 등 특징적인 주 우울장애의 증상이 혼재되어 보인다면 반드시 양극성 장애를 의심해봐야 합니다.
물론 ADHD와 양극성 장애를 모두 가진 경우도 있으니 세심한 관찰도 동반되어야 합니다.
3. 조현병으로 오진
경우에 따라서 양극성 장애로 진단받은 사람이 사실은 오진되어 조현병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청소년기의 경우 양극성 장애인데도 조현병으로 오진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사실 조현병과 양극성 장애의 경계선상의 질환이 있으며 이를 조현 정동장애(schizoaffective disorder)로 부릅니다. 조현 정동장애의 예후는 조현병보다는 좋고 양극성 장애보다는 나쁘다고 합니다.
치료
1. 약물 치료
약물 치료는 크게 기분 조절제로 알려진 리튬 카바마제핀, 발 프로 에이트, 라모트리진, 가바펜틴, 토피라메이트 등을 사용합니다. 최근에는 항정신병 약물인 올란자핀, 리스페리돈, 아리피프라졸, 퀘티아핀 등을 조증 삽화에 사용합니다. 이 외에도 우울증 삽화 시기에는 항우울제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2. 정신 치료
질병의 이차적 장애를 방지하고, 역동적 요인의 해결, 의사소통 원활, 긴장 감소, 대인관계 원활, 사회 적응을 위해 입원 혹은 외래로 정신 치료를 해야 합니다. 가벼운 우울증이나 경조증도 이 치료가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경과
양극성 장애는 기분장애 중 가장 예후가 안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환자의 10%-15% 정도는 자살하며 환자의 30~40%는 자해 증상을 보입니다. 우울장애는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반면 양극성 장애는 남녀 간 발병률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세계적으로 I형의 평생유병률은 1% 내외, II형의 경우 0.5% 정도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물론 우울증과 양극성 장애를 100% 뭐가 더 심각한지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힌민국 보건복지부가 대학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보면 환자에게 큰 비용을 청구하는 질환을 100개로 늘렸는데, 우울증에 해당하는 F32와 F33 코드 상당수가 경증질환으로 규정되었지만 양극성에 해당하는 F31은 단 하나도 100개 경증질환에 해당하지 않는 것을 보아 최소 우울증보다 의사와 보건복지부가 더 경계하는 질환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양극성장애는 만성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완치되는 경우는 많지 않으며 약물을 통해 정상적인 기분상태에 지속적으로 머무른다 하더라도 약물치료를 중단하면 양극성 장애가 재발할 가능성이 높아 평생 동안 약물을 복용하면서 평생에 걸친 관리가 필요합니다.
관리
평생 동안 상기한 약물을 복용하며 조증과 울증을 조절하는 것 이외에 양극성 장애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로서는 전무합니다. 정확한 진단과 처방 그리고 꾸준한 약물치료를 통해 증상을 없애더라도 최소 절반 이상~ 최대 93%는 재발된다는 것이 학계와 일선 병원, 의사들의 공통적인 의견입니다. 엄밀한 의미에서 아직 완치할 수단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약물을 통해 증상을 평생 관리하는 것이 가장 최선이며 약물치료에 순응하지 않을 경우 언제라도 증상이 악화된다는 것을 환자와 그 보호자들은 꼭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술입니다. 양극성장애 환자와 그 보호자들은 술에 대한 경계를 단 한순간이라도 늦춰서는 안 됩니다. 지극히 조심해서 조절을 하는 것보다는 그냥 아예 안 마시는 게 좋습니다. 사실 양극성 장애뿐 아니라 우울장애 등 거의 모든 정신질환의 경우도 마찬가지이긴 합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알코올 의존증 및 알코올성 치매로 진행될 확률이 월등히 높기 때문입니다.
가족도 함께 도와야 합니다. '환자의 탓으로 모든 문제가 일어났다'라고 책임을 돌리는 가족, 공격적이고 비난하는 가족에서는 상황이 크게 악화됩니다. 병에 대한 이해, 환자에 대한 지지가 필요합니다. 자살 확률이 높다는 점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합니다. 가족 질병교육이 잘 이루어질수록 환자의 예후가 좋다는 보고는 상당히 많습니다.
생활 습관도 교정이 필요합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면서 충분한 수면 취하기, 스트레스 줄이기, 자존감을 높이기 위한 여러 방법 쓰기 등이 있습니다. 특히 조증 삽화를 일으키는 가장 많은 원인 중의 하나가 수면 박탈이므로 양극성 장애가 있는 사람은 시차가 있는 여행을 가기 전이나 불면증이 올 때 꼭 진료 보던 선생님과 상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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